방콕 시내를 걷다 보면 시간이 반으로 뚝 잘려 나간 듯한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다. 왼쪽은 오랜 세월을 견디며 때 묻은 콘크리트의 질감이 그대로 남아 있고, 오른쪽은 금방이라도 칠을 마친 듯 선명한 원색이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프레임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 담았다. 낡은 방충망과 빛바랜 벽면은 도시의 어제를 말해주고, 파란색과 분홍색의 강렬한 대비는 이 도시가 여전히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월의 흔적과 현대의 색감이 공존하는 이 이질적인 질서가 참 방콕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고층 빌딩보다 이런 골목의 벽면 한 칸이 이 도시의 진짜 속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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