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9 서울 무료 전시 관람,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주차 및 층별 관람 후기 날이 적당해서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 다녀왔다. 미술관 관람을 다니다 보면 입장료와 주차비가 늘 신경 쓰이기 마련인데,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편하게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무료입장인 대신 주차장 이용 시 주차비가 발생하지만 비용 자체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대략 1시간 30분 넘게 미술관에 머물렀는데, 출차 시 전기차 50% 할인을 적용받아 2,500원을 결제했다. 특히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전시를 둘러보는 동안 여유롭게 차량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실용적이었다. 미술관 외부는 주변 상가와 아파트 단지와 맞닿아 있어 지역 주민들이 오가며 편하게 들르는 동네 공원 같은 느낌이 강하다. 미술관 앞쪽으로 넓은 마당과 정원이 잘 조성되어 .. 2026. 5. 27. 혼자 듣는 음악과 함께 나누는 즐거움에 대하여 노트에 적어둔 2026년 5월 4일의 기록 길거리에서 누군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혼자 심취해 있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눈살을 찌푸린다. 아무리 훌륭한 명곡이라도 타인에게는 그저 원치 않는 소음일 뿐이다. 하지만 태도를 조금만 바꾸어 "함께 즐기자"는 마음으로 음악을 공유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들은 경계를 풀고 그 음악을 일상 속 가벼운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 모든 일이 이와 비슷하다. 즐거움이나 성취를 혼자 독점하려 하면 결국 혼자만의 일로 끝난다. 하지만 주변과 나누고 함께 도모하면 비로소 모두의 일이 된다. 어떤 조직이나 모임의 리더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해야 할 일을 혼자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과정을 기꺼이 나누어야 한다. 초지일관 흔들림 없이 묵묵히.. 2026. 5. 19. 카사스 데 우알도 피쿠알, 로렌조보다 만족스러웠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추천 (ft. 이거 완전 추천, 내돈내산) 최근 유튜브 '잇모어' 채널을 보다가 호기심에 올리브오일 한 병을 새로 샀다. 스페인산 '카사스 데 우알도(Casas de Hualdo) 피쿠알'이라는 제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변 지인이나 친구가 괜찮은 오일을 추천해 달라고 할 때 주저 없이 이름을 꺼낼 만큼 만족스럽다. 보통 제품 판매 페이지에 적힌 수려한 설명들은 마케팅용 과장인 경우가 많아 적당히 걸러 듣는 편이다. 이 제품 역시 스페인 단일 농장에서 수확한 피쿠알 품종 100%에, 산도가 0.1%대로 낮고, 갓 벤 푸른 풀향과 토마토 향이 나며 알싸한 마무리가 특징이라고 적혀 있었다.먹어보니 그 설명이 거짓이 아니었다. 뚜껑을 열자마자 싱그러운 토마토와 풀내음이 확 퍼지고, 오일을 입에 머금고 삼킬 때쯤 목젖을 탁 치고 올라오는 기분 좋은.. 2026. 5. 8. 서대문역 사조참치 점심 세트 A, 프라이빗한 룸에서 즐긴 가성비 점심 식사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무렵, 서대문에 위치한 사조참치에 들렀다. 예약 없이 방문했지만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다만 식사 시간이 다소 유동적이라면 방문 전 미리 전화를 해보고 가는 편이 안전할 듯하다. 일행과 단둘이 식사할 수 있는 조용한 룸으로 안내를 받았다. 번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독립된 공간이 주는 고요함이 마음에 들었다. 직원들의 응대도 전반적으로 친절했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1인당 25,000원인 점심 정식 세트 A 이다. 식사를 마칠 때쯤엔 이 가격이 무색할 만큼 구성이 알차고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기본 찬이 차려지고 곧이어 회무침과 초밥 등 에피타이저 격의 음식들이 나온다. 특히 회무침은 곁들여진 채소보다 회의 양이 제법 많아 첫입부터 식사의 만족감을 끌어올려 주.. 2026. 5. 8. 청주 상춘고택 매화정식, 오래된 기와집에서 내어주는 여유로운 식사 기록 2026년 상반기, 외국인 대상 행사 촬영 건으로 청주에 내려갈 일이 있었다. 촬영 일정을 마무리하고 스탭들과 함께 늦은 식사를 위해 이동한 곳은 상춘고택이다.도착해 보니 오랜 세월을 버텨온 기와집 형태를 그대로 보존한 채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방문 전 예약이 필수인 곳이며, 공간이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어 귀한 손님을 모시는 자리에 어울려 보였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1인당 55,000원짜리 매화정식이다. 처음엔 가격대가 조금 있다고 생각했으나, 뒤이어 전개되는 음식들을 경험해 보면 오히려 가성비가 훌륭한 메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참고로 메뉴 구성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낡은 목조 건물이 품고 있는 차분한 공기 속에서 첫 음식을 맞이했다.가장 먼.. 2026. 5. 1. 라이카 Q3 춘크래프트 수제 가죽케이스 리뷰 라이카 Q3 28과 43을 들이고 사용할 가죽케이스를 알아봤다. 직접 질감을 보고 결정하고 싶어 춘크래프트 가죽공방에 방문했다. 인터넷으로도 속사케이스를 쉽게 살 수 있지만, 굳이 공방까지 간 이유는 직접 만져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방에 가면 가죽의 질감뿐만 아니라 스티치 색상도 샘플을 보며 고를 수 있다. 인터넷에 없는 디테일한 커스텀 제작도 가능하다. 방문해서 주문을 넣고 제품을 받기까지는 정확히 3주가 걸렸다. 카메라 악세사리를 고를 때 부피가 커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스몰리그 같은 세로 그립은 쥐는 느낌은 좋지만 부피가 너무 커진다.반면 이 케이스는 그립부의 크기가 작음에도 손에 쥐었을 때 밀착력이 상당히 좋다. 작아서 미끄러질 것 같지만, 가죽 자체의 마찰력 덕분에 약간의 압력만 줘도 .. 2026. 4. 25. 서울의 시간을 걷다: 영천시장에서 서대문형무소까지의 기록 서울 서대문 일대는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뒤섞여 있는 동네다. 높은 빌딩 숲 사이로 좁은 골목이 불쑥 나타나고, 그 골목 끝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시간들이 붉은 벽돌의 형태로 남아있다. 하루를 온전히 비워 서대문 일대의 역사를 짚어보는 기행을 다녀왔다. 1. 활기와 온기가 교차하는 시작점, 영천시장버스를 내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영천시장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이곳의 칼국수는 단순한 끼니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시장 초입부터 풍겨오는 멸치 육수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유명한 칼국수집이 나온다. 단돈 4,000원에 수제비와 칼국수를 넉넉하게 담아내어 주는 그릇에는 시장 특유의 인심이 가득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을 마주하고 앉아 투박한 면발을 들이키면, 차가웠던 오전의 공기가 금세 잊힌다.. 2026. 4. 14. [시립 사진미술관 관람 후기] 기대 이상의 전시 다양성 별다른 기대 없이 발걸음을 향한 곳이었다. 그저 새로 지어진 건물이 주는 특유의 차분함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다. 도착해서 마주한 시립 사진미술관은 방치된 공공시설일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간, 꽤 밀도 있게 채워진 공간이었다. 차를 가져갔기에 가장 먼저 마주한 곳은 지하 주차장이었다. 건물 자체가 신축이라 주차 구획이 넉넉하고 전반적인 환경이 무척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주차 요금은 5분당 400원 수준으로, 공영 미술관 치고는 약간의 부담이 느껴지는 편이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주차비 할인이 적용되고 내부에 충전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큰 고민 없이 차를 세웠다. 완속 충전 단가가 300원 이상이라 충전 비용 자체는 저렴하지 않지만, 관람 시간 동안 물려두기에는 나쁘지.. 2026. 4. 10. 종묘 관람 실패 후 발걸음을 돌린 창덕궁 나들이 원래 계획은 종묘를 둘러보는 것이었다. 조선 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유교 사당 특유의 정제된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묘는 평일에는 문화재 해설사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정해진 시간을 맞추지 못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바로 옆에 위치한 창덕궁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창덕궁은 평일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굳건하게 버티고 선 문루의 단청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오랜 세월의 무게를 덜어주는 듯했다. 창덕궁은 애초에 경복궁의 이궁으로 지어졌지만,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폐허가 된 채 방치되면서 조선 후기 내내 실질적인 정궁 역할을 했던 곳이다. 다른 궁궐들이 평지에 일직선으로 권위적으로 전각을 배치한 .. 2026. 4. 9. 라이카 Q3 43 셔터음 ASMR, 리프셔터가 거리 사진에 주는 의미 유튜브를 아무리 찾아봐도 라이카 Q3 43의 셔터음이나 기계적인 작동 소리를 온전히 담아낸 영상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조용한 방에 마이크를 세팅하고, 카메라를 이리저리 만지며 직접 소리를 녹음했다. 라이카 Q3 43은 렌즈 내부에 셔터가 있는 리프셔터(Leaf Shutter) 방식이다. 일반적인 미러리스에서 기대하는 물리적인 셔터막 소리가 나지 않는다. 찰칵하고 끊어지는 소리 대신, 틱 혹은 촥에 가까운 작고 둔탁한 소리만 날 뿐이다. 솔직히 처음 이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는 이 작은 셔터음이 내심 아쉬웠다. 셔터를 누를 때 손끝과 귀로 전해지는 타격감이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 나섰을 때, 이 정숙한 소리는 가장 큰 장점이 되었다. 길을 걷다 마주치.. 2026. 4. 2. 방콕의 붉은 신호등, 도로 위 고립된 섬에서 보낸 찰나 방콕, 도로 위 작은 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 양옆으로 차들이 무섭게 스쳐 지나가는데, 현지인들의 표정은 무심할 정도로 평온하다. 그 틈에서 잔뜩 긴장한 여행자들의 공기가 묘하게 섞이는 지점. 매연 섞인 뜨거운 바람과 끊이지 않는 경적 소리, 그리고 붉은 신호등 아래 멈춰 선 찰나의 정적. 방콕이 느껴지는 풍경 2026. 3. 19. 설교의 과도한 예화가 말씀의 본질을 가리는 이유 종종 설교 중에 등장하는 과거의 경험담이나 구체적인 예시들은 누군가에게는 감동일지 모르나,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소가 된다.특히 전쟁 이후의 가난이나 시장통에서의 고생담 같은 이야기가 나올 때면 더욱 그렇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에게 당시의 처참함을 기반으로 한 예화는 아무리 상세히 설명해도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흑백 사진 같은 남의 일일 뿐이다. 공감을 강요받는 느낌이 들수록 마음은 본문 말씀이 아닌, '나와는 상관없는 시대의 이야기'로 멀어진다. 소위 말하는 'T' 성향의 청중에게는 이런 서사가 논리적인 깨달음보다는 정서적인 피로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설교의 도입부에서 흔히 던지는 "요즘 참 힘드시죠?"라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 평온하고 감사한 일상을 .. 2026. 3. 18. 이전 1 2 3 4 5 다음